정승일 한전 사장(왼쪽)이 파티흐 된메즈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 신규 원전사업 협력 방안 협의 후 악수하고 있다.
국내 원전산업계가 해외원전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튀르키예 측에 원전사업 예비제안서를 제출한 데 이어 원전 종주국인 영국에도 재도전에 나섰다.
한전에 따르면 정승일 사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방문해 파티흐 된메즈(Fatih Dönmez)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원전사업 참여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튀르키예 원전사업 예비제안서를 전달하고 사업추진 절차와 리스크 등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UAE 바라카 원전을 예로 들며 “한국의 APR1400은 국내외에서 10기가 안정적으로 건설·운영되고 있어 기술력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며 “최근 서방에서 건설 중인 최신 원전 중 주어진 예산과 공기를 맞추며 고객의 신뢰를 얻은 사업자는 한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튀르키예로부터 예비제안서 제출을 요청받았다. 정 사장이 파티흐 된메즈 장관에게 전달한 예비제안서에는 한국 원전의 우수한 원전건설 역량과 튀르키예 원전 사업 구도, 건설 공기, 현지화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양측은 향후 공동으로 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최적의 사업 추진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신규원전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간 영국을 방문한 정 사장은 영국 의회가 후원하고 영국 원자력산업협회(NIA)가 주관하는 ‘의회 원자력 주간(Nuclear Week in Parliament)’에 참석해 국내외에서 한국형원전(APR1400)이 성공적으로 건설 및 운영되고 있는 성과를 알리고 영국 원전사업 참여 의지를 피력했다.
정 사장은 또 그랜트 샵스(Grant Shapps)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을 만나 “UAE 바라카에서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기한 내, 예산 내로(On Time On Budget)’라는 실적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정 사장은 신규 원전 부지 중 하나인 영국 중부 윌파 지역의 버지니아 크로스비(Virginia Crosbie) 하원의원과 브라이오니 워싱턴(Bryony Worthington) 상원의원, 존 위팅데일(John Whittingdale) 한국담당 무역 특사 등과 면담을 갖고 한전의 사업 참여 시 의회 차원의 협조도 당부했다.
윌파 지역 원전사업은 일본 히타치가 2012년부터 진행하다 영국 정부와 사업 요건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2021년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정 사장은 또 사마 빌바오 이 레온(Sama Bilbao y Leon) 세계원자력협회(WNA) 사무총장, 톰 그레이트렉스(Tom Greatrex) 영국 원자력산업협회 CEO 등을 만나 원전 사업 관련 조언을 듣고 관련 기관들의 협조를 구했다.
정 사장은 “영국은 1956년 최초로 상업용 원자로를 운전한 나라로서 우리가 영국에 원전을 수출한다면 ‘원전 종주국으로 수출’이라는 상징성이 매우 큰 쾌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의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